글 골짜기95 어디쯤 누군가 하나 날 찾아나서.. 글 / 최계철 바람 하나 글 / 최계철 마지막 산사에 다다르면 산이 익은 해를 불러들이고 혼자 성숙한 구절초가 반기며 억새는 하늘을 붉게 칠하고 있으리라. 고요한 어둠이 사방에서 이렁이기를 기다려 낯익은 친구 같은 달빛을 이불처럼 포개어 피곤한 몸을 누이면 고향보다 더 아늑한 꿈이 다가오리라. 원망하다.. 2010. 3. 10. 최계철님의 " 2010년 신년축시 " .. 떠오르는 해를 향해 .. 청벽(晴碧)을 염원하는 사람들은 겨울의 모진 상처와 다투며 마음마다에 푸른 불씨를 키운다. 지난 밤 우리는 무엇을 하였는가? 너를 위해, 가족을 위해, 사회를 위해, 서기(瑞氣)의 새벽에게 자랑 하고팠던 평화를 이루었는가? 다시 붉은 해가 솟는다. 어제보다 밝게 이렁이고 .. 2010. 3. 10. 상처를 적셔오는 봄비 .. 글 / 이영균 .. 상처를 적셔오는 봄비 .. 글 / 이영균 어젠 바랐었지 비라도 흠뻑 내렸으면 그런데 젖어드니까 가슴이 너무 아파 그날의 습한 기억들이 소리 없이 묵은 폐부에 스미고 있어 번지지 않기를 바라서 깊숙이 숨겼는데 그 멍 아직도 마르지가 않았나 봐 진퇴양난 그 절명의 순간들이 지금 미열로 번져 조.. 2010. 3. 5. 혹 너무 먼데 계실 가봐 .. 글 / 김힉렬 .. 기 도 .. 하나님 죄송해요 오늘 아침엔 꽤 많은걸 청구 했어요 그런데 나는 말이 너무 빨라요 엄청 많이 했는데 나도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네요. 내 소리는 너무 커서 하나님 귀가 멍멍 했을 거예요 내 생각엔 혹 너무 먼데 계실 가봐 소리소리 질렀어요. 그런데 하나님이 “네가 무슨 말을.. 2010. 2. 16. 철 십자가를 움켜쥔 채 얼음 꽃이 되어버린 새.. 글 / 김선근 .. 어머니와 새 .. 글 / 김선근 팔순노모 말 벗 되시라고 잉꼬 한 마리 베란다에 걸어 두었다 새장에 갇힌 어머니는 하루에도 몇 번씩 눈 손가락을 걸었는데 그것은 필시 마지막 까지 동행하자는 내통 같은 것이었다. 맑은 노래와 따스한 눈빛이 어머니의 겨울을 연장시켜 주는 것이었다. 온 세상이 하얀.. 2010. 2. 12. 일필휘지 一筆揮之 붓놀림 매끄럽다.. 글 / 김선근 .. 立春大吉 .. 글 / 김선근 立 春 大 吉 建 陽 多 慶 불혹의 노처녀 서예 선생 히스테리 날려 버렸나 일필휘지 一筆揮之 붓놀림 매끄럽다 떡하니 학원 문 앞 붙여 놓았더니 봄의 전령사 냉이 쑥 봄나물 향긋하고 벌 나비 훨훨 날아든다 선생들과 아이들 까르르 웃으며 맑은 봄빛 한소쿠리 가득 담아 낙관.. 2010. 2. 9. 빨래터로 가는 징검징검 정겹던 아낙들 .. 글 / 이영균 .. 황후의 봄꿈 .. 글 / 이영균 - 어머니의 봄 - 황주가 고향인 그녀 늘 최 부잣집 딸답게 노을의 황금빛 기품이 그윽하다 고향 빛을 몇 장 사진에 담아 온 듯 이따금 꺼내보며 고운 황금빛 쏟아내곤 한다 외다리로 잠드는 기러기가 되는 꿈 그런 꿈 꾸는 날엔 넓은 설원을 날아 밤새 너울너울 초롱불 밝혀.. 2010. 2. 9. 늑골에 스미는 2월 소소리바람 앞에 .. 글 / 이영균 .. 꽃잎에 사르고 싶은 마음 .. 글 / 이영균 꽁꽁 언 땅보다 해토(解土)머리에 뼈가 시리듯 겨우내 익힌 톨스토이의 격언(格言) 늑골에 스미는 2월 소소리바람 앞에 교양이며 덕망이며 담담(淡淡)함의 빗장 맥없이 삭아 내린다. 돌 틈을 타고 흐르는 발원(發源)의 물소리 언 땅을 깨우고 마른 삭정이 속 격.. 2010. 2. 9. 씨를 생명 싸개로 오롯이 보듬고.. 글 / 김선근 .. 뽀얀 초유를 먹여 열배 백배 결실로 키우는가 .. .. 누 가.. 글 / 김선근 누가 땅에 꾹꾹 기초를 다져 놓고 불덩어리를 허공에 메달아 놓았는가 끝도 없는 자로 측량해 별들에 간격을 유지 하는가 부글부글 용암에 찬물을 끼엊고 북극 냉혈한 바람을 호호 입김으로 쓰다듬고 있는가 누가 .. 2010. 1. 29. 이전 1 2 3 4 5 6 7 8 ··· 1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