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골짜기95 바람 하나 .. 글 / 최계철 마지막 산사에 다다르면 산이 익은 해를 불러들이고 혼자 성숙한 구절초가 반기며 억새는 하늘을 붉게 칠하고 있으리라. 고요한 어둠이 사방에서 이렁이기를 기다려 낯익은 친구같은 달빛을 이불처럼 포개어 피곤한 몸을 누이면 고향보다 더 아늑한 꿈이 다가오리라. 원망하다 구름같이 떠났을지도 .. 2009. 6. 29. 북벽에 외길을 내고.. 글 / 최계철 (0) .. 북벽에 외길을 내고 .. 북벽에 도망갈 외길을 내고 바람을 덮고 누워 밤을 보내기 위해서는 남 몰래 긁어 붙인 발뒤꿈치의 각질을 벗겨야 함이다. 그는 모진 고집으로 고무풀처럼 붙어 네 역사라며 속살거린다. 안개 속을 더듬던 하루의 촉수가 손들어 다가와 먼 산을 가리킨다. 겨울의 잔재들이 .. 2009. 6. 26. 담쟁이덩굴.. 글 / 유연 허 기 (0) .. 담쟁이덩굴 .. 由然 許 琦 .. 올라라 기어올라라 오로지 나아갈 뿐이라네 담장 너머엔 무엇이 있을까 그곳에선 어떤 일이 벌어질까 담장 위에 오를 때까진 버릴 수 없는 호기심 내일은 볼 수 있으리 담장 안의 비밀을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고 마침내 오른 담장 아, 담장 위에서 바라본 세상이여! .. 2009. 6. 11. D.H 로렌스 - 사랑 - 글 / 최계철 .. D.H 로렌스 - 사랑 - .. 사랑은 현세의 행복이다. 그러나 행복은 완전 무결한 완성이 아니라, 하나의 상태로 융합하는 과정이다., 그런데 융합이 있으면 반드시 그와 동등한 분산이 있게 마련이다. 사랑에 있어서는 모든 것이 결합되어 환희와 찬미와 일체가 된다. 하지만 이 도든 것들이 전에 흩어져 .. 2009. 6. 11. 빗소리가 추적거리는 날에는 ▶.. 빗소리가 추적거리는 날에는 ,,◀ 시 편지/ 이영균 다정 조선희 선생님 오늘은 빗소리가 유난히 추적거립니다. 빗물에 구두코를 적시고 서서 낙수에 씻기는 괸 돌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투명해지는 것은 깎기는 고통보다 다듬어져 가는 모습이 맑기 때문일 겁니다. 결국엔 세월이 지나고 나면 .. 2009. 6. 4. 아카시아 향.. 글/이영균 > .. 아카시아 향 ,, 시/ 이영균 네 모습 난 에메랄드빛으로 그린다. 가녀린 긴 허리 휘어감긴 하얀 드레스 휘날리며 달려오는 한 컷의 감미로운 환상으로. 온몸으로 스며드는 황홀한 감동 보이지도, 만져지지도 않는 나는 널 영혼을 깨우는 신의 향기로 그린다. 아카시아 향 2009. 5. 26. 정파 심종은님의 시 : 석화 .. 석화 .. 정파 / 심 종 은 진정한 마음일랑 생동하는 자취일진데, 부동(不動)의 취향에서 벗어나 흘깃 미소라도 띄우구려. 조각된 미소일지라도 고깝지 않은 정파(情波)에 암석은 형태 그대로만은 아닙니다. 한 가닥 드날리는 형용할 수 없는 향기가 영원한 꿈의 잉태를 약속하고 진정, 이 세상 비길 수.. 2009. 5. 11. 봄이 어디 있으랴 .. 글 / 최계철 기(0) 봄이 어디 있으랴 봄이 어디에 그리 널브러져 있으랴. 그대가 움켜 쥔 그것이 봄이지. 황사 그득한 날이나 비가 추적이며 따라오는 날 창가에 기대어 온기를 노래하면 까마득히 먼 곳에 머물러있더라도 어느새 가슴 굴곡 사이에다 향 좋은 녹물을 부어주는 것이지. 세상에 지천으로 헤프다는 여.. 2009. 5. 2. 석두인의 침묵 .. 정파 심종은 .. 석두인의 침묵 .. 정파 심 종 은 옷깃을 여미는 한 가닥 그리움이 황금 노을에 실리어 온 누리에 펼쳐놓은 비너스의 손길 그곳엔, 모나리자의 아련한 미소도 있었다 그것은 영원의 상(像)이었으리라 하지만, 낙엽이 지는 날엔 계절과 싸워 처참히 고배(苦杯)를 마신 패전병(敗戰兵)의 의지 잃은 자화.. 2009. 4. 29. 이전 1 ··· 6 7 8 9 10 1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