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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골짜기

석두인의 침묵 .. 정파 심종은

by 파자.다정.설야 2009. 4. 29.
 


  
  
 
  
.. 석두인의 침묵 ..
 
 파 심 종 은
 
옷깃을 여미는 한 가닥 그리움이
황금 노을에 실리어
온 누리에 펼쳐놓은 비너스의 손길
그곳엔, 모나리자의 아련한 미소도 있었다
그것은 영원의 상(像)이었으리라

하지만, 낙엽이 지는 날엔
계절과 싸워 처참히 고배(苦杯)를 마신
패전병(敗戰兵)의 의지 잃은 자화상은
너무나도 초라해 보였다.

윤회(輪廻)하는 세월 속에
고갈(枯渴)된 탄식으로 고목(枯木)이 울부짖을 때
근엄(謹嚴)도 겸손도 사라진
석두인(石頭人)의 침묵에서
이즈러진 모습으로 투영(投影)된 자아는
침통한 입술을 의식할 뿐이어서

동결직전(凍結直前)에 놓인 나목(裸木)의 울부짖음이
한 가닥 동공에 머무를 때
환각(幻覺)을 의지하던 행적(行跡)은
잃어버린 장식이 되고
미련과 정한(情恨)과 원망으로
헝클어뜨린 유산(遺産)은
침묵으로 폐허(廢墟)가 되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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