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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골짜기

이 가을엔.. 시 / 김선근

by 파자.다정.설야 2010. 9. 3.
 
.. 이 가을엔 ..

詩:김선근

사랑하는 이여
이 가을엔 나팔꽃보다 붉은
추억을 지으러 가지 않으실래요

오색 팔랑개비가 돌돌 거리는 해변
코스모스 물오른 봉오리
툭툭 터치지 않으실래요

통통배들이 유영하는 대명리 포구
빗방울도 고일 것 같은 주름살로
그물을 깁는 어부처럼
헝클어진 그리움을
촘촘히 엮어보지 않으실래요

들깻잎 고소하고
누렁 콩들이 여물어 가는 논둑길 따라
푸르딩딩한 우리 사랑도
한껏 영글어 보지 않으실래요

그대와 나
그리움이 낙엽처럼 뒹굴 때
희미한 기억은 추억을 더듬고
빛바랜 앨범 속에서 한 컷 한 컷
들꽃처럼 화안하게 피울
추억을 지으러 가지 않으실래요
  가을..!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