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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골짜기

추석, 그 추석 달 ..글 / 이영균

by 파자.다정.설야 2010. 3. 10.
추석, 그 추석 달.. 글 / 이영균
그렇듯 옆집 누이가 길어내던 달 
얼굴 붉히며 시집간 뒤로도 
그 둥근 달 
우물 속엔 그냥 담겨 있더니 
어머니가 살짝 떠다가 
송편 맛보다 목마른 아버지께 드리고 
다 마셔도 
대청 끝 빈 사발엔 
또 그냥 담겨 있더라 
추석 기다리는 내내 
초승에 생뚱하니 곁눈질 손톱만 하더니 
오늘은 둥글어가는 달 
머리 위부터 환히 비춰온다. 
어머니께 가서 
어두운 눈 훤하시게 달아 드렸으면 
돌아올 땐 어머니가 
몇 개쯤 보따리에 싸주실 
그 추석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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