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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골짜기

철 십자가를 움켜쥔 채 얼음 꽃이 되어버린 새.. 글 / 김선근

by 파자.다정.설야 2010. 2. 12.
 

 
.. 어머니와 새 .. 글 / 김선근


팔순노모 말 벗 되시라고
잉꼬 한 마리
베란다에 걸어 두었다

새장에 갇힌 어머니는
하루에도 몇 번씩
눈 손가락을 걸었는데

그것은 필시
마지막 까지 동행하자는
내통 같은 것이었다.

맑은 노래와
따스한 눈빛이
어머니의 겨울을 연장시켜 주는 것이었다.

온 세상이
하얀 눈꽃으로 쌓이던 날

철 십자가를 움켜쥔 채
얼음 꽃이 되어버린 새

반 귀먹은 어머니
간간이
얼음 깨지는 소리 들으셨다는데

조문객 대신
눈발이 앞장서던 아침
다시는 새로 태어나지 말고
앵두처럼 살라고
앵두나무아래
수목 장을 치루시고
며칠을 누워계신다
베란다 쪽을 향하여,

‘또 한 마리 데려 올까요’
대답대신
손사래를 치시던 어머니
‘아범아 봄이 멀진 않은 게지’
.. 어머니와 새 .. 글 / 김선근


팔순노모 말 벗 되시라고
잉꼬 한 마리
베란다에 걸어 두었다

새장에 갇힌 어머니는
하루에도 몇 번씩
눈 손가락을 걸었는데

그것은 필시
마지막 까지 동행하자는
내통 같은 것이었다.

맑은 노래와
따스한 눈빛이
어머니의 겨울을 연장시켜 주는 것이었다.

온 세상이
하얀 눈꽃으로 쌓이던 날

철 십자가를 움켜쥔 채
얼음 꽃이 되어버린 새

반 귀먹은 어머니
간간이
얼음 깨지는 소리 들으셨다는데

조문객 대신
눈발이 앞장서던 아침
다시는 새로 태어나지 말고
앵두처럼 살라고
앵두나무아래
수목 장을 치루시고
며칠을 누워계신다
베란다 쪽을 향하여,

‘또 한 마리 데려 올까요’
대답대신
손사래를 치시던 어머니
‘아범아 봄이 멀진 않은 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