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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골짜기

어떤 슬픈 추억이 있었을까?

by 파자.다정.설야 2009. 10. 9.



.. 할미꽃 (글 / 여림 정경림) ..



뒷동산의 할미꽃, 싹 날 때에 늙었나, 젊어서도 할미꽃, 늙어서도 할미꽃, 할머니가 붉은 연지, 곤지를 찍고 시집이나 가려고 그러나, 꽃은 붉은데, 몸 전체에 하얀 털이 뒤덮여 있고, 허리는 휘어있다. 그러나 삶의 깊이를 감추듯이, 땅속의 뿌리는 깊게 내려가 뿌리 전체를 보여주지 않는다. 양지바른 길가나 무덤 옆에 피어나는 할미꽃, 허리가 굽고, 머리가 하얗게 바뀌기 전에 어떤 슬픈 추억이 있었을까?

 

어떤 슬픈 억이 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