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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골짜기

가을은 .. 외로움인가요.

by 파자.다정.설야 2009. 10. 7.
.. 고 행 .. 글 / 최명희 ..
.. 고     행 ..
늙수그레한 은행나무 
몸에 돋았던
시간의 무늬를 지우며 
고요 속을 뒹굴고 있다 
영혼의 눈이 깊어가고
겸손을 알아버린 노옹 
황금빛 옷을 몸에 두르고
검게 그을린 속살 엔
바람결에 덴 흔적과 
태양의 찬란한 의식으로 새겨진 
팔만대장경  
한 잎 한 잎 경건의 말씀으로
푸른 머리 결이 노랗게 물들었다 
기억의 바다에 붉은 바람이 내려앉았다
결핍으로부터 이룩한
미완의 갈 빛 사랑 
은은한 종소리로 승천하고 있다 




고행  ( / 최명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