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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골짜기

첫새벽 열어오는 소리.. 글 / 이영균

by 파자.다정.설야 2009. 7. 14.

 




.. 첫새벽 열어오는 소리 ..
시 / 이영균


내겐 날 새는 소리가
아내의 분 바르는 소리다
귓가에 자명종 소리보다
잠이 잘 깨는 소리


올라라
달아나는 밤의 꼬리를 밟고
새벽빛의 맑은 고요를 가르는
촉촉한 소리
탱글탱글한 소리


아내의 그 소리가 나의 첫새벽 여는 소리다.

아내는 지금 하얀 얼굴 위에
열여덟 때 반달눈썹 그려보는 중일지도
새댁 때 입술에 물들던 앵두 빛 찾아보는 중일지도
보랏빛 혹은 주홍빛
가시 덩굴 넘어 피어나던 꿈처럼


아기자기하던 가시버시 때 꿈
그려보는 중일지도 모른다


다만
머리맡, 아내의 분 바르는 소리
기분 좋은 그 소리
내겐 첫새벽 열어오는 소리다.
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