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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골짜기

나처럼, 그리 살자한다. 글 / 최계철

by 파자.다정.설야 2010. 3. 10.
.. 소나무 ..

멀미에 죽은 듯 취해 
사지가 젖은 종이처럼 시들어 
그리운 이 생눈으로 이별하고 
신경이 끊어지는 아픔까지 참으며 
죄수 되어 밤이슬에 실려 와서 
공포로 지새운 긴 하루 뒤 숨이 붙어있을 때 
조작된 땅을 밟기만 기다린다. 
다시는 찾아갈 수도 없는 어느 골짜기 
해풍에 머리를 말리고 사는 작은 꿈도 뭉개고 
어느 날 처음 본 기계에 몸이 풀렸다. 
생명은 운이 포함되어 
조경사의 눈에만 거슬리면 되는 것이다. 
한 시간만 서있어도 토할 것 같다가도 
살수만 있도록 사육되는 것도 
어찌 보면 편한 것이다. 
 미워한들 아무도 알아들을 이 없으니 
바람불면 흔들리며, 먼지로 목욕하며 
나처럼, 그리 살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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