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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골짜기

사랑하는 이여 (글 / 김선근)

by 파자.다정.설야 2009. 12. 14.
   
 
 .. 사랑하는 이여 ..






글 / 김선근


이런 날 눈이라도 퍼 불 것 같은 날엔
영흥도에 가지 않으실래요
푸여 푸여 바다를 헤집고 달리면
갈매기도 끼룩거리는

유람선이 물고기처럼 노닐고
아낙네들 주섬주섬 바지락을 캐는
소나무 숲 작은 카페엔 이름 모를 시인이
먼지 수줍게 기다리는 곳

밖엔 함박눈 송이송이
놀빛 톱밥 난로엔 군고구마 고소하고
눈과 눈이 내통하고
손과 손이 난로보다 붉던

금빛 모래와 작은 몽돌이 사분대는
십리포 백사장엔
길게 낙인처럼 찍힌 발자국들

사랑하는 이여
이런 날 그대 슬픈 편질랑 접어두고
서어나무 수런거리는
그곳에 가지 않으실래요
  사랑하는 이여  (글 / 김선근)